중국 전자기기 브랜드 앤커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칩을 앞세워 국내 무선 이어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주변 소음이 심한 곳에서도 상대방에게 목소리를 또렷하게 전달하고, 코골이 소리까지 감지해 줄여주는 제품도 선보였다.

앤커 이노베이션코리아는 2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선 이어폰과 보조배터리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파트너사인 삼성전자 관계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 역시 같은 날 갤럭시 버즈 시리즈 최초의 클립형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온’을 소개하는 미디어 브리핑을 열었다.

신제품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앤커가 독자 개발한 ‘THUS(더스) AI 칩’이다. 기존에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가 분리돼 있었지만, 이를 하나로 결합해 AI 연산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이나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이어폰 자체에서 음성 처리와 소음 제거 기능을 수행한다.

앤커 측은 “기존 반도체 구조로는 원하는 수준의 음질과 통화 품질을 구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자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완 앤커 이노베이션코리아 오디오 사업 부장은 특히 스마트폰 기종이나 제조사에 관계없이 개선된 통화 품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표 제품인 ‘앤커 사운드코어 리버티 버즈2’는 이어폰 한쪽 무게가 4.7g에 불과하다. 가벼운 무게에 더스 AI 칩을 탑재해 음질과 통화 품질을 끌어올렸다.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적응형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성능도 자사 기존 이어폰보다 2배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6개의 고감도 마이크와 2개의 골전도 센서 등 총 8개의 센서를 활용한다. 주변 소음과 사용자의 목소리를 구분해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통화 상대방이 목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 있도록 돕는다.

귀를 막지 않고 귓바퀴에 걸어 사용하는 ‘에어로클립2’도 공개했다. 앤커는 “2000명 이상의 귀 모양을 분석해 착용감을 개선했다”며 전작보다 이어폰 클립과 충전 케이스를 약 20% 얇게 만들어 휴대성을 높였다고 소개했다.

에어로클립2 역시 더스 AI 칩과 4개의 마이크, 2개의 골전도 센서를 탑재했다. 바람이 부는 아웃도어 환경에서도 선명한 통화 품질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앤커는 이 제품의 통화 품질이 오픈형 이어폰 부문 기네스 세계기록에 올랐다고 밝혔다.

잠잘 때 사용하는 ‘슬립 이어버즈4’는 코골이 소음을 줄이는 기능이 특징이다. AI가 주변 사람의 코골이 패턴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이에 맞춰 소음을 가리는 소리를 재생한다. 코골이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코골이 소리에 방해받지 않도록 돕는 방식이다.

안전 기능도 추가했다. 외부 소리를 감지하면 이어폰이 자동으로 주변 소리 듣기 모드로 전환된다. 예컨대 아이 울음소리 등 주변 상황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출시가는 리버티 버즈2 19만9900원, 에어로클립2 24만9900원, 슬립 이어버즈4 29만9900원이다. 리버티 버즈2와 에어로클립2는 오는 31일 출시되며, 슬립 이어버즈4는 12월 예정이다.

보조배터리로 유명한 앤커는 충전 중 발생하는 열을 줄이는 신제품도 내놨다. ‘앤커 맥고 파워뱅크2 프로’는 최대 25W의 Qi2 인증 무선 충전을 지원하면서 내부에 스마트 냉각팬을 탑재했다. 출시가는 15만9900원이며, 11월 출시 예정이다.

이 제품은 충전 상태와 온도에 따라 팬 회전 속도가 자동으로 조절된다. 무선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줄여 충전 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장치다. 오병근 앤커이노베이션코리아 지사장은 “사용 환경에 따라 (기존 제품 대비) 발열을 약 50~80%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자체의 안전성도 강화했다. 새로 개발한 ‘네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내부 불순물 관리와 배터리 내부의 비정상적인 결정 형성 억제 기술을 적용했다. 앤커는 못 관통과 압력, 고온 시험 등을 거쳐 안전성을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앤커는 지난해 미국에서 보조배터리 화재·폭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에 따르면 앤커는 지난해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보조배터리 약 164만개를 리콜했다.

앤커는 이날 충전기 중심의 브랜드에서 종합 생활기술 브랜드로 전환하는 전면 리브랜딩도 선언했다. 기존 오디오 브랜드 ‘사운드코어’와 스마트홈 브랜드 ‘유피’ 등을 ‘앤커’라는 이름으로 통합하고, 국내 오프라인 매장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