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머티리얼즈·한샘 前오너
기업 매각 대금으로 설립
상당수 투자성과는 아직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패밀리오피스로는 성담이 꼽힌다. 천일염 생산 업체 화성사에서 출발한 성담은 1990년대 중반 부동산으로 사업을 넓혔다.

현재는 투자·임대·골프 사업부를 둔 투자형 패밀리오피스로 탈바꿈했다. 성담은 운용사(GP) 40여 곳의 80개 이상 펀드에 출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블랙스톤 펀드에도 수백억 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조로는 이민주 회장의 에이티넘파트너스가 꼽힌다. 이 회장은 2008년 케이블방송사 씨앤앰을 MBK파트너스에 팔아 마련한 약 1조5000억원으로 국내 첫 패밀리오피스를 꾸렸다.

허재명 전 일진머티리얼즈 사장은 2022년 롯데그룹에 보유 지분 53.3%를 2조7000억원에 매각한 뒤 2023년 2월 컴퍼니에이치를 설립했다. 컴퍼니에이치는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대체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록 전 카버코리아 회장은 2017년 화장품 브랜드 AHC로 알려진 회사를 유니레버에 넘기고 약 1조원을 손에 쥔 뒤 투자사 너브를 세웠다. 너브는 문화·콘텐츠와 핀테크 분야에 투자해왔다.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한샘을 1조4500억원에 넘긴 조창걸 명예회장은 태재홀딩스를 설립했다. 2024년 필리핀 졸리비푸드에 컴포즈커피를 4600억원에 판 양재석 전 대표도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름은 늘었지만 활동은 조용하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패밀리오피스가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해외 투자를 선호하고, 공격적 투자보다는 돈을 지키는 데 무게를 둔다"고 전했다.

높은 상속세 부담에 자산가들이 싱가포르 등으로 자산을 옮기는 흐름도 있다. 또한 자체 조직을 꾸리기보다는 증권사 등에 운용을 맡기는 자산가도 많다.

이를 두고 국내에선 패밀리오피스를 규정한 별도 법적 기준이 없어 시장 활성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패밀리오피스를 위한 별도 라이선스가 없다 보니 사모집합투자업자(PEF)나 벤처투자회사(VC)로 등록하거나 일반 법인으로 운영해야 하는 식이다.

PEF나 VC로 등록할 경우 자본시장법상 엄격한 금융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