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위브, 감당할 수 없는 부채?
신용파생상품 CDS 프리미엄 급등
CDS는 월가가 보내는 경고 신호

[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당시에는 부동산 대출을 기초로 만들어진 복잡한 신용파생상품이 금융기관의 위험을 증폭시키며 위기를 키웠다. 이번에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급증한 차입금과 이를 둘러싼 신용파생상품 시장이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각) 코어위브의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면서 시장이 향후 5년 안에 회사가 채무불이행에 빠질 확률을 60%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어위브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메타, 아마존 등 주요 기술기업의 CDS 프리미엄도 2025년 가을 이후 크게 상승했다. 일부 기업은 두 배 이상 뛰었다.

CDS 프리미엄 상승은 단순한 주가 하락과 의미가 다르다. 주식시장이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이익을 평가한다면, CDS 시장은 기업이 빌린 돈을 제대로 갚을 수 있는지를 가격에 반영한다.

특히 코어위브처럼 대규모 차입에 의존하는 기업에서는 CDS 급등이 자금조달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CDS란 무엇인가…기업 부도에 대비하는 보험 같은 파생상품

CDS는 신용부도스왑(Credit Default Swap)의 약자다. 기업이나 국가가 채무를 갚지 못하는 위험을 다른 투자자에게 이전하는 신용파생상품이다. CDS는 보험과 비슷한 구조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은행이 AI 데이터센터 기업에 1억달러를 빌려줬다고 가정하자. 은행은 이 기업이 파산하면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을 부담한다.

이때 은행은 다른 금융기관이나 헤지펀드에서 CDS를 매입할 수 있다. 일종의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은행은 CDS 매도자에게 정기적으로 보험료와 유사한 프리미엄을 지급한다. 대신 계약 기간에 해당 기업의 파산이나 지급불이행 등 약정된 신용사건이 발생하면 CDS 매도자로부터 손실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받는다. 사고가 났을 때 보험금을 받는 것과 같다.

일반적인 기업 CDS 계약의 만기는 5년이다. CDS 프리미엄은 통상 베이시스포인트(bp)로 표시한다. 1bp는 0.01%포인트다.

가령 1억달러의 채무에 대한 CDS 프리미엄이 500bp라면 연간 프리미엄은 명목원금의 5%인 500만달러에 해당한다. 프리미엄이 1000bp로 상승하면 연간 비용은 1000만달러로 늘어난다. 대출을 해준 은행이 만에 하나 대출금을 못 받을 것에 대비해 연간 500만달러 또는 1000만달러 씩 보험료를 내는 셈이다.

실제 CDS는 표준화된 정기 지급 프리미엄(이자)과 선지급금, 계약 만기 및 시장가격 등을 반영해 거래된다.

만약 돈을 빌려간 기업이 파산하고, 해당 채권의 회수율이 40%로 결정된다면 은행은 60%에 해당하는 손실, 이 경우에는 약 6000만달러를 CDS 매도자로부터 받게 된다. 은행은 손실을 보지 않는다. 대신 CDS 매도자가 큰 돈을 잃게 된다.

중요한 것은 CDS를 매입한 투자자가 반드시 해당 기업의 채권을 보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채권을 보유한 은행은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CDS를 매입하지만, 월가는 CDS 자체를 투자의 대상으로 본다.

해당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헤지펀드가 있다고 가정하자. 주식을 팔기는 싫고, 위험은 덜어내고 싶으면 CDS를 매입하기도 한다. CDS는 위험을 분산하는 수단이다.

CDS 급등이 의미하는 것…시장은 무엇을 두려워하나

CDS 프리미엄이 상승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해당 기업의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하는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기업의 재무구조가 악화되거나 이자 부담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더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한다. 신용위험을 회피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나도 CDS 프리미엄이 상승할 수 있다.

코어위브의 경우 데이터센터 건설과 엔비디아의 고성능 반도체 확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빌린 것이 문제로 지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최근 분기보고서에 기재된 총부채는 356억달러다. 데이터센터 임대에 따른 추가 리스 의무도 수십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6월 기준 무담보 채권의 신용등급은 S&P 기준 B등급으로 투기등급이다. 코어위브의 CDS 프리미엄은 15일 장중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관련 파생상품 가격에 반영된 향후 5년 내 채무불이행 확률은 60%를 넘어섰다.

CDS에서 추정하는 부도 확률은 채권 회수율 가정과 위험 프리미엄, 시장 유동성 등의 영향을 받는다. 실제 부도 발생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인 예측치와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럼에도 CDS 프리미엄 급등은 채권시장이 코어위브의 재무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다.

특히 CDS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면 기업이 새로운 채권을 발행할 때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할 수 있다. 이 경우 차입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악화된 수익성이 다시 차입 비용을 높이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고안된 CDS는 어떻게 위험을 증폭시킬까? CDS 위험에 베팅하는 투자자, 즉 CDS 매도 쪽은 무슨 생각일까? 만약 기업이 망하면 돈을 물어줘야 하는데 그런 위험을 왜 부담할까?

월가는 기업의 신용위험을 놓고 베팅하는 금융상품으로 CDS를 활용한다. 이런 베팅이 쌓이고 쌓이면 위험을 더욱 가중시킨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문제가 됐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다. 시리즈 3편에서 현재 상황과 2008년 상황을 비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