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종전보다 3배 늘어난 60억달러 규모의 바이백(조기 매입) 방침을 밝혔지만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하면서 스콧 베선트 장관의 시장 개입을 무색게 했다. 이란전쟁 격화에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된 것도 국채 매도로 이어졌다.
9일(현지시간) 재무부는 10일 10~20년물 국채를 대상으로 최대 60억달러에 달하는 바이백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종전 20억달러에서 3배 늘어난 규모다. 앞서 30년물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베선트 장관은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바이백 규모를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관심을 모았던 바이백 규모가 발표됐지만 채권 금리는 도리어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0.02%포인트 오른 4.82%로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과 2년물도 각각 0.02%포인트 오른 5.28%, 4.42%를 나타냈다. 사실상 ‘약발’이 먹히지 않으면서 향후 재무부의 시장 개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베선트 장관은 워싱턴DC 행사에서 채권시장 개입 논란에 대해 “바이백은 시장을 균형 쪽으로 되돌리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스티븐 젱 도이체방크 전략가는 “재무부가 금액을 3배로 늘렸지만 투자자들 기대에는 미치지 못해 실망스런 반응을 보였다”며 “재무부가 계속 먹이를 줘야 하는 괴물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미즈호증권도 “재무부가 발표한 바이백은 기대했던 것보다 적었다”며 “베선트 장관이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을 거슬러 금리를 끌어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격화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인플레이션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미국 국채 매도세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일보다 3.36% 오른 배럴당 101.21달러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 지난 5월 22일 이후 최고치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96.05달러를 기록하며 100달러에 다가서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해상 원유 운송 차질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중동지역 충돌이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브렌트유가 배럴당 95~120달러, 주요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가 훼손될 경우 최고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