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산 역사상 최초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아닌 기업이 개발 전반을 주도한 무기체계. 바로 ‘한국판 강철비’라는 별칭을 가진 K239 ‘천무’다.

천무는 ‘한국형 3축 체계’ 가운데 선제타격(킬체인)과 대량응징보복(KMPR) 핵심 전력 중 하나다. 탁월한 동시·연속 발사 능력으로 적의 장사정포 등 도발 원점을 초토화하는 위력을 자랑한다.

‘하늘 천(天)’에 ‘우거질 무(茂)’라는 이름 그대로 적진의 하늘을 로켓으로 뒤덮어 도발과 반격 의지를 꺾는다는 뜻이다. 이 이름은 지난 2011년 방위사업청이 국민 공모를 통해 자주국방의 염원을 담아 지었다.

유럽과 중동 증지에서 야금야금 영토를 넓히고 있는 천무는 올해 들어 대형계약이 주춤한 K방산에서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크로아티아에 유도탄과 발사대 18기 등 약 4억1000만유로(약 6400억원) 규모 수출 실적을 냈다.

천무를 도입한 나라들 사이에서는 ‘다연장로켓’ 무기체계의 대명사인 미국의 ‘고기동성 포병 로켓 시스템(M142 HIMARS·하이마스)’보다 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천무의 이러한 성능과 제원은 미국제 하이마스와 비교된다. 하이마스는 약 70㎞ 사거리 기준 최대 6발의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반면, 천무는 약 80㎞ 사거리 미사일을 12발까지 연사할 수 있다. 이미 600년 전에 최첨단 무기체계인 ‘신기전’과 ‘화차’를 개발해 낸 K방산의 DNA가 어디 가지 않은 것이다.

천무의 개발은 육군이 오랜 기간 운용했던 130mm 다연장로켓 ‘구룡’을 대체하기 위해 시작됐다. 구룡은 사거리가 짧아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군 당국의 마음도 급해진 상황이었다. 한국 무기체계 개발에는 이렇듯 항상 다급함과 절박함이 깔려 있게 마련이다.

당연히 군 안팎에서는 “빠르게 우수한 미제 무기체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전한 선택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업의 생각은 달랐다. 이번에는 국내에서도 충분히, 오히려 더 신속하게 개발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천무 체계개발을 주도한 한화 내부에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영원히 그 정도 수준에서밖에 머물 수 없을 것”이라는 도전 의식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결국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할 차세대 다연장로켓 사업을 ADD가 아닌 방산기업이 주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정부도 군 당국도, 기업도 여태껏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해 담대한 발걸음을 옮긴 셈이다.

천무의 발사차량 및 항법장치는 두산DST(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했다. 사격통제장치는 LIG넥스원, 유압장치는 모트롤, 크레인은 카고텍코리아가 각각 개발·제작했다.

2006년에 소요가 결정된 천무는 2009년에 개발비 1300억원 규모로 사업이 시작됐고, 2013년에 개발을 마무리해 2년 뒤인 2015년부터 실전배치됐다.

목표물을 정확하게 대량으로 공격하는 유도로켓을 설계하는 것부터, 이렇게 만든 로켓을 직접 발사하고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 하나하나가 K방산의 역사이자, 새로운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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