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비트코인 초단기 예측 베팅이 논란이다. 폴리마켓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 상품을 놓고 5분의 미학이라는 긍정적인 의견과 가격 조작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맞서고 있다.
초단기 변동성에 베팅하다…5분 예측 계약의 도입과 원리
폴리마켓에는 비트코인 가격 방향성에 초단기(5분 단위)로 베팅할 수 있는 이진 예측 계약 상품이 있다. 이 계약은 지정된 5분 기간 동안 비트코인의 종료 가격이 시작 가격(행사가격)보다 높거나 같은지(Up) 혹은 낮은지(Down)를 예측하는 직관적인 원리로 작동한다.
폴리마켓에는 5분, 15분, 1시간, 4시간 등 시간 간격이 다른 예측 게임이 다수 존재한다. 대상 코인도 이더리움, 솔라나, 엑스알피 등 주요 알트코인들로 다양화 돼 있다.
투자자들은 예측 확률을 반영하는 0에서 1달러(USDC) 사이의 가격으로 토큰 지분을 구매한다. 예측이 적중하면 계약당 1달러의 고정 정산금을 받고 틀리면 투자금을 모두 잃는다.(All-or-nothing) 정산은 외부의 탈중앙화 가격 데이터 제공 장치인 체인링크(Chainlink) 오라클 가격을 기준으로 실시간 자동 처리된다.
이러한 초단기 예측 계약은 디지털자산 시장의 실시간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단기 변동성 지표로 큰 기대를 모았다. 또한 투자 위험을 투자금 한도로 제한하여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 포트폴리오를 보호하기 위한 초단기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이점이 부각되었다.
리처드 베리(Richard Berry) 굿머니가이드(Good Money Guide) 설립자는 이 계약이 이익과 손실 위험이 사전에 확정되므로 변동성이 큰 시기에 포트폴리오 손실을 상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처드 베리 설립자는 또한 예측 시장이 정치와 거시 이벤트를 넘어 실시간 금융 시장 예측 영역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10초’의 덫, 시세 조작 실태
그러나 이 예측 시장은 극히 짧은 만기와 정산 방식의 허점 때문에 심각한 시세 조작 취약점 을 노출했다.
데이비드 다이(David Dai) 스탠퍼드대학교(Stanford University) 연구원, 루이저 지아(Ruizhe Jia) 스탠퍼드대학교(Stanford University) 연구원, 시하오 유(Shihao Yu) 싱가포르경영대학교(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 연구원 등 학계 공동 연구팀은 정산이 이루어지는 마지막 순간에 비정상적인 거래 흐름을 발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5분 계약 출시 직후 정산 마감 직전 마지막 10초 동안 비정상적으로 대규모 현물 매매가 집중되었으며, 정산 완료 직후 가격이 급속도로 제자리로 돌아오는 역전 현상이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이는 정보에 기반한 일반적인 거래가 아닌, 정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일시적인 밀어붙이기식 왜곡 거래였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조작 우려는 트레이더들 사이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군주 크리스틴(郡主Christine) 액시스 로보틱스(Axis Robotics) 분석가는 “5분 비트코인 예측 시장에서 마감 직전 마지막 몇 초 만에 가격이 정밀하게 뒤집히는 비정상적인 조작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거래 전략들이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조쉬 스티븐스(Josh Stevens) 폴리마켓(Polymarket) 개발자는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답변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했다.
연구팀의 데이터 분석에 의하면 단 821개의 조작 의심 계정이 이러한 방식으로 정산 결과를 왜곡하여 약 820만 달러의 부당 이득 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로 인한 손실의 93%를 온전히 일반 개인 투자자가 떠안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마감 10초 전까지 시장에서 당첨 확률을 90% 이상으로 확신했던 예측 계약조차 반대 방향의 인위적인 마지막 시세 왜곡으로 인해 34.2%의 비율로 당락이 번복된 사례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를 마켓 메이커의 일상적인 델타 헤징(Hedging) 과정으로 해명하려 했으나, 데이비드 다이 연구원 등 공동 연구팀은 이를 완전히 반박했다. 연구진은 이미 승패가 90% 이상 결정되어 헤징할 가치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시세 밀어붙이기가 여전히 극심하게 일어났다는 점을 강력한 반증으로 제시했다.
루이저 지아 연구원과 시하오 유 연구원은 또한 점진적으로 매집되어야 할 헤지 거래가 마감 직전 마지막 순간에만 170만 달러 상당의 거대한 단일 폭탄 주문으로 쏟아졌다는 점에서 명백한 의도적 정산가 조작이라고 분석했다.
시간가중평균가격(TWAP) 도입과 시장 질서 재편
이러한 조작 우려와 시장 파괴 행위가 지속되자, 폴리마켓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최근 대대적인 룰 개편을 단행했다. 폴리마켓은 2026년 8월 7일부터 단기 만기 가상자산 계약의 정산 방식을 ‘특정 시점의 단일 가격 스냅샷’에서 ‘시간가중평균가격(TWAP)’ 방식 으로 전면 전환했다. 조작 세력들이 막판 1초에 가격을 흔드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새로운 규정에 따라 5분 만기 계약은 만기 마감 직전 30초 동안의 시간 가중 평균 가격을 정산 기준으로 사용 하게 되었다. 또한 15분 만기와 4시간 만기 가상자산 계약에는 마감 직전 60초 동안의 시간 가중 평균 가격을 도입했다.
정산 데이터는 기존 방식대로 체인링크의 실시간 고주파 데이터 스트리밍 서비스인 체인링크 데이터 스트림(Chainlink Data Streams)을 통해 제공된다.
이러한 TWAP 도입은 조작 세력의 진입 장벽과 조작 비용을 극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정 1초가 아닌 지정된 기간 전체의 가격 평균을 끌어올려야 하므로 짧은 찰나의 폭탄 주문만으로는 정산가를 쉽게 조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작에 드는 비용이 조작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 보다 높아지면, 조작 행위 자체를 단념하게 될 것이라는 원리에 근거한 대책이다.
조쉬 스티븐스 개발자는 개발진이 문제를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구축했음을 거듭 강조했다. 폴리마켓이 조작 시도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