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페스타 2026서 토큰화 자산 ‘라스트 마일’ 논의
“토큰 발행 기술은 이미 보편화…실제 사용 규모는 훨씬 작아”
BNB체인 RWA 60억달러·토큰화 주식 10억달러…“유통망이 승부처”
[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토큰화 주식이 기초자산의 실질적인 소유권까지 온체인에서 구현되는 데 최소 3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자산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기술은 이미 상당 부분 갖춰졌지만, 토큰화 자체가 새로운 투자 수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유동성과 실제 활용처를 확보하는 것이 시장 확대의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토마스 첸(Thomas Chen) BNB체인 최고사업책임자(CBO)는 1일 서울 여의도 IFC 더포럼에서 열린 ‘블록페스타 2026’에서 프레데릭 탄(Frederick Tan) 더블록 사업개발 부국장과 ‘토큰화 자산의 라스트 마일’을 주제로 대담하며 이같이 밝혔다.
첸 CBO는 “주식은 규제를 고려하면 기초자산의 실질적인 소유권을 가진 토큰화 주식이 본격화하기까지 3~5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 토큰화 주식이 거래되고 있지만 실제 주식시장과 크립토 시장의 거래시간 차이와 국가별 규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토큰화 시장이 이제 ‘얼마나 많은 자산을 발행했느냐’보다 ‘발행된 자산을 어디에 쓸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할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첸 CBO는 토큰화의 과정을 발행과 접근성, 활용성 등 세 단계로 구분했다. 그는 “첫 번째는 자산을 온체인에서 발행할 수 있느냐이고, 두 번째는 발행된 자산을 어떻게 보유하고 접근할 수 있느냐”라며 “마지막은 그 자산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 즉 활용성”이라고 말했다.
자산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기술은 이미 상당 부분 보편화됐다고 봤다. 문제는 발행 이후다. 첸 CBO는 “토큰을 발행하는 기술은 이미 상당히 보편화돼 있고 쉬운 부분”이라며 “발행된 규모에 비해 실제로 사용되는 규모는 훨씬 작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 시장에서 수요가 부족한 자산을 토큰화한다고 해서 투자자가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에 강한 활용 사례가 없는 자산이라면 블록체인에 올린다고 갑자기 채택되거나 수요가 생기지는 않는다”며 투자자가 실제로 접근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토큰화 시장에서 미국 국채가 빠르게 성장한 것도 명확한 활용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24시간 이동과 즉시 결제, 마진거래 담보 등에 활용되고 있는데 토큰화 국채는 이러한 기능에 국채에서 발생하는 수익까지 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첸 CBO는 “스테이블코인은 24시간 이동할 수 있고 즉시 결제되며 마진거래의 담보로도 사용할 수 있다”며 “토큰화 국채도 충분한 유동성이 있다면 같은 기능을 하면서 3.5% 수준의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토큰화 자산이 실제 금융상품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투자자 접근성도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투자자 자격과 국가별 제한, 최소 투자금액, 매수·매도에 걸리는 시간뿐 아니라 투자자가 해당 상품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첸 CBO는 이를 토큰화의 ‘라스트 마일’이라고 표현했다. 자산이 디파이(DeFi)의 담보나 다른 금융상품의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려면 위험 평가와 유동성 공급까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온체인에서 성공하려면 자산이 실제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며 “자산의 위험을 평가하고 모델링하는 팀이 필요하고 유동성을 어떻게 확보할지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BNB체인은 이러한 접근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첸 CBO에 따르면 BNB체인의 RWA 총예치자산(TVL)은 60억달러를 넘어 관련 블록체인 가운데 두 번째 규모다. 토큰화 주식은 10억달러 이상으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하고 있으며 일일 활성 이용자는 약 450만명 수준이다.
첸 CBO는 “한쪽에는 전통자산과 자본이라는 공급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이용자라는 수요가 있다”며 “미국 밖의 투자자가 우량한 서구 금융자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라스트 마일”이라고 말했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역할도 이러한 글로벌 유통에서 찾았다. 금융회사가 자체 프라이빗 원장을 구축하면 거래 범위가 해당 시스템 안에 머물지만 퍼블릭 블록체인은 세계 각국의 투자자에게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퍼블릭 블록체인은 금융회사가 상품을 글로벌 규모로 유통하고 기존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이용자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현재 BNB체인에는 블랙록의 BUIDL을 비롯해 글로벌 금융사의 토큰화 상품이 올라와 있다. 첸 CBO는 BNB체인이 확보한 이용자 기반이 전통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금융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유통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토큰화 시장의 경쟁력도 블록체인 기술 자체보다 얼마나 많은 이용자에게 상품을 제공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느냐에서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첸 CBO는 “가장 큰 장애물이 기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결국 유통망을 가진 곳이 이기고, 그다음에는 가장 좋은 이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