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초고속 인터넷으로 세상이 바뀌기 직전과 디지털자산 시장이 매우 유사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블록체인캐피털의 스펜서 보가트와 알렉스 라슨이 디지털자산 시장이 또 다른 강세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데이비드 호프만이 진행한 팟캐스트에 출연, 디지털자산이 S 곡선상에 위치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팟캐스트는 지난 5일 유튜브로 공개됐다.
인터넷 초창기 닮은 디지털자산 시장
알렉스(Alex) 블록체인 캐피탈(Blockchain Capital) 파트너(General Partner)는 현재 시장이 규제 명확성 확보와 제도권 금융 기관의 본격적인 진입이라는 전례 없는 긍정적 촉매제를 맞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렉스 파트너는 예측 시장이나 스테이블코인처럼 대중이 기술적 배경을 알지 못하더라도 유용하게 활용하는 실질적 유스케이스가 하락장 속에서도 독자적인 성장을 이어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알렉스 파트너는 디지털자산 기술의 발전 단계를 인터넷의 역사와 비교했다. 인터넷이 1989년 대중에게 공개된 이후 대중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2000년부터 2005년 사이 광대역(브로드밴드) 통신망으로의 전환기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알렉스는 디지털자산 시장이 현재 2003~2004년 의 광대역 인터넷 도입기와 유사한 ‘S-곡선’의 평평한 구간 에 있으며, 본격적인 폭발적 상승(inflection) 직전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더리움이 출시된 2015년 을 기준으로 보면 현재 약 10~11년 차 에 접어들었으며, 블록 공간이 저렴하고 풍부해지면서 대중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완성되었다고 평가했다. 현재 전 세계 디지털자산 보유자는 약 7억 명 에 달하며, 이 중 약 10% 가 온체인 활성 사용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토큰 경제학의 진화: ‘바이 앤 번’에서 실질적 현금 흐름 창출로
전통적인 토큰 모델인 ‘바이 앤 번(Buy and Burn 코인 소각)’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이뤄졌다. 메이커(MKR)가 최초로 개척한 이 모델은 토큰 홀더들의 권리가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확실성을 제공하는 가장 논리적인 모델로 작동했다.
이에 대해 스펜서(Spencer) 블록체인 캐피탈 파트너는 스타트업이 초기부터 자사주 매입에 자본을 쓰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으나, 신뢰도가 낮은 시장 환경에서 프로젝트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펜서 파트너와 알렉스 파트너는 향후 규제 정비와 투자자 신뢰 회복을 통해 프로젝트가 자본을 더욱 효율적으로 재투자하고 성장을 도모하는 생태계로 진화할 것이며, 5년 후 에는 바이 앤 번이 더 이상 지배적인 모델이 아닐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가치 사슬의 변화: 인프라에서 애플리케이션 레이어로의 이동
그동안 디지털자산 산업은 인프라 구축에 과도한 자본이 집중되는 사이클을 반복했다. 2021년 에는 사용자가 지불한 수수료의 70% 이상 이 인프라 레이어에 귀속되었으나, 확장성 개선 노력 끝에 2025년 처음으로 애플리케이션 레이어 수수료가 인프라 수수료를 넘어서는 구조적 전환이 발생했다.
스펜서 파트너는 가스비 등의 거래 비용이 낮아지면서 가치가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인프라가 과도한 임대료를 취하지 않고 상위 금융 서비스가 더 많은 가치를 포착하는 건강한 생태계로 시장이 성숙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스테이블코인의 폭발적 성장과 온체인 경제 활성화 효과
스펜서 파트너는 테더(Tether), 서클(Circle), 팍소스(Paxos) 등 3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약 10년 전부터 모두 투자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약 3000억 달러 규모인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030년까지 2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90% 이상의 확신을 갖고 예측했다.
특히 블록체인 캐피탈의 분석에 따르면, 신규 스테이블코인이 10억 달러 발행될 때마다 약 1220억 달러의 경제 활동이 발생했다. 이 중 상당 부분이 대출 프로토콜이나 거래소 등의 온체인 경제에 유동성으로 투입되어 활동하며, 결과적으로 매년 약 1900만 달러의 다운스트림 프로토콜 수수료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 수익은 아베(Aave)나 유니스왑(Uniswap)과 같은 전통적인 온체인 블루칩 프로토콜들로 고스란히 유입된다고 설명했다.
실물자산(RWA) 및 주식 토큰화의 과제와 전망
달러의 토큰화인 스테이블코인의 성공을 이어받아 실물 주식의 토큰화(Tokenized Equities)가 차세대 금융 혁신으로 부상했다. 스펜서 파트너 는 주식 토큰화가 미국 이외의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낮춰줄 것이며, 온체인 상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자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프로그래밍 가능성(programmability)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실제 주식 소유권이 아닌 채무 증서 형태를 취하는 현행 역외 특수목적법인(SPV)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조 달러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규제 당국과의 조율을 통한 법적 소유권 확보와 컴플라이언스 준수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블록체인 캐피탈은 2017년 3월 이더리움 상에서 자사 펀드를 토큰화한 최초의 보안 토큰인 ‘BCAP’ 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당시 인프라가 전무한 상황에서 규제를 준수하며 토큰을 발행하는 과정은 험난했으나, 전 세계 80여 개국 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기록했다. 당초 1000만 달러 규모의 실험적 프로젝트로 시작했던 이 펀드는 현재 약 10억 달러의 자산 규모로 성장했다.
데이비드 진행자는 기관 자금이 시장 가격 하락세 속에서도 독자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현재의 신호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스펜서 파트너 와 알렉스 파트너는 일시적인 시장 침체나 자산 가격 하락은 노이즈에 불과하며, 기초 체력(fundamentals) 관점에서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인 파이프라인 업그레이드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므로 장기적인 낙관론을 가질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