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 임원들의 삼성전자 주식 매도 규모는 80억원을 넘어서며 작년 상반기(8024만원)의 100배 수준이 됐다. 7월 이후에도 61억원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1억여 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평가가 많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올 초 2024년 성과급의 50%와 2025년도 성과급의 상당 부분을 주식으로 받았다. 현금으로 받은 성과급은 대부분 성과급에 대한 세금 납부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업계에선 최근 자사주를 매각한 임원들은 세금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이나 급전을 융통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들어 주가가 크게 오른 것도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공시 건수나 금액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실제 임원 수 대비 매도 건수 자체는 많지 않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상무 이상이 공시 대상으로 그 숫자가 1000명이 넘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연동주식보상(PSU)을 도입해 2028년 10월 주가를 기준으로 특별 보상을 한다. DS(반도체)부문에 지급하는 수억 원의 특별경영성과급도 주식 형태로 지급한다.

한국 기업 문화에선 매매 사실이 공시되는 임원들 입장에서 여전히 회사 주식 매매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 임원이나 해외 근무 경력이 긴 임원들은 상대적으로 주식 매도 규모가 컸다.

일례로 삼성전자 사장단 중 외국 기업에서 이직해 온 임원들은 올해 상반기에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했다. 마우로 포르치니 디바이스경험(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는 올해 2월 22억4386만원어치를, 이원진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은 6월에 10억2000만원어치 주식을 현금화했다.

삼성전자 내에선 주식을 오래 들고 있는 것이 자산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 삼성 관계자는 “은퇴할 때까지 보유한 주식을 팔지 않았던 임원들이 오히려 큰 부를 축적한 사례가 많다”며 “농담처럼 회사에서 오히려 주식을 계속 들고 있도록 강제했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