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국내 대표 주가지수에 100만원을 투자했다면 현재 얼마가 남았을까. 매경AX가 국내 상장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단순 계산해 본 결과 연초 투자에서는 코스피200이 압도적 1위였지만, 하반기 투자에서는 손실이 가장 컸다.
1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ETF 4종에 각각 100만원을 투자할 시 이같은 결과가 도출된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2일과 하반기 첫날인 7월 1일, 최근 한 달 전인 9월 15일 종가에 매수해 10월 15일까지 보유한 것으로 가정했다.
비교 대상은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KODEX 200, 미국 S&P500과 나스닥100을 각각 추종하는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 국내 KRX 금현물지수를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이다. 국내 투자자가 원화로 매매할 수 있는 일반형 ETF를 선정하고 레버리지·인버스·커버드콜 등 별도 전략을 사용하는 상품은 제외했다. 미국 주식 ETF 두 종은 환헤지를 하지 않는 환노출형으로, 미국 주가와 원·달러 환율 변동이 함께 반영된 투자 성과다.
실제 매매처럼 정수 단위로 매수하고 남은 현금을 포함했다. 보유 기간 받을 권리가 있는 분배금은 세전으로 더하되 재투자하지 않았으며, 매매수수료는 제외했다.
연초 투자에서는 국내 주식의 성과가 압도적이었다. 1월 2일 종가 6만2660원이었던 KODEX 200은 10월 15일 8만7025원을 기록했다. 100만원으로 15주를 매수하고 남은 현금 6만100원과 분배금 1만635원을 합치면 총자산은 137만6110원이다. 투자 원금 대비 수익률은 37.61%다.
같은 날 KODEX 미국나스닥100을 샀다면 총자산은 108만8160원으로 8.82% 수익을 거뒀다. KODEX 미국S&P500은 104만9016원으로 4.90% 수익이었다. 반면 ACE KRX금현물은 85만1080원으로 14.89% 손실을 기록했다. 연초 투자 기준 국내 주식과 금의 총자산 차이는 52만5030원에 달했다.
하반기 첫날 투자한 경우에는 코스피200의 성적이 가장 부진했다. 7월 1일 KODEX 200 종가는 13만4525원으로 연초보다 크게 높아진 상태였다. 당시 100만원으로 7주를 매수했다면 10월 15일 잔여 현금과 분배금을 포함한 총자산은 66만8781원이다. 약 석 달 반 만에 원금의 33.12%를 잃은 셈이다.
같은 기간 KODEX 미국나스닥100 투자자의 총자산은 85만2576원으로 14.74% 감소했다. KODEX 미국S&P500은 89만2536원으로 10.75%, ACE KRX금현물은 91만2880원으로 8.71% 손실을 기록했다. 네 상품 모두 원금을 밑돌았지만 연초 투자에서 최하위였던 금의 손실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최근 한 달간의 결과도 달랐다. 9월 15일 매수했다면 KODEX 200 투자자의 총자산은 84만4750원으로 15.53% 줄었다. ACE KRX금현물도 94만8890원으로 5.11% 손실이었다. 반면 KODEX 미국나스닥100은 100만9880원, KODEX 미국S&P500은 100만2310원으로 각각 0.99%, 0.23%의 소폭 수익을 유지했다.
같은 상품이라도 진입 시점에 따라 손익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연초 투자 성과만 보면 국내 주식이 가장 유리했지만, 하반기나 최근 한 달 투자자에게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금 역시 안전자산이라는 이름만으로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았다. 이번 비교에서는 세 투자 시점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금현물 ETF에는 국제 금값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과 국내 금시장 수급의 영향도 반영된다. 미국 주식 ETF 역시 환노출형인 만큼 미국 현지 지수의 등락률과 원화 투자자의 수익률이 다를 수 있다.
최근 국내 증시 부진과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외국인 매도 압력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반등의 지속 여부는 반도체 대형주의 수급에 달려 있다”며 “외국인 순매도가 완화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순매수로 전환된다면 코스피의 낙폭 회복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100만원을 네 ETF에 각각 25만원씩 배정한 경우도 비교했다. 각 상품을 정수 단위로 매수하고 잔여 현금과 분배금을 보유한 채 비중 조정 없이 유지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연초 분산투자자의 총자산은 107만4476원으로 7.45% 수익을 기록했다. 코스피200에 집중했을 때보다 수익은 작았지만 금에 집중했을 때의 손실은 피했다.
지난 7월 1일 분산투자했다면 총자산은 86만8595원으로 13.14% 감소했다. 코스피200 단독 투자의 손실률인 33.12%보다 손실이 작았지만 원금을 지키지는 못했다. 지난달 15일 분산투자한 경우에는 95만6285원으로 4.37% 손실이었다.
다만 소액으로 정수 단위 매수하는 과정에서 남는 현금도 결과에 영향을 줬다. 특히 7월 분산안은 투자금의 약 13.4%가 현금으로 남아, 네 ETF에 전액을 같은 비중으로 투자한 경우와는 차이가 있다.
증권가에선 분산투자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자산의 종류뿐 아니라 돈을 꺼내 쓸 시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자금 인출 시점이 가까울수록 하락 이후 회복을 기다릴 여유가 부족해질 시, 특히 생활비나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하락한 자산을 매도해야 한다면 평가손실이 실제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를 완충하는 방안으로 생활비 1~3년치를 현금이나 단기채로 별도 보유하거나, 자금을 사용할 시기에 따라 단기·중기·장기 자산으로 나눠 관리하는 전략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움직임을 단기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이해하고, 자신의 은퇴 시점과 투자 성향에 맞게 전략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