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가 장기간 경색되며 남북협력기금이 거의 쓰이지 않고 있는데도 이재명 정부 들어 관련 예산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17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한국수출입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남북협력기금 집행률은 1.1%에 불과하다. 남북협력기금 집행률은 2024년 3.8%, 2025년 3.5%로 최근 3년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집행률이 낮은 배경엔 사실상 명맥이 끊긴 남북 교류가 있다. 기금이 마땅한 쓰임새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 지원, 남북 이산가족 유전자 검사사업 지원 등에 기금이 극히 한정적으로 쓰이고 있다.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 들어 남북협력기금 예산은 계속 늘고 있다. 기금 운용을 맡고 있는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예산 규모는 1조94억원으로 편성됐다. 이는 올해 예산 규모인 1조1억원보다 93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예산의 약 99%가 쓰이지 못했는데 내년도 예산 규모가 늘어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훈 의원은 “남북 관계가 얼어붙어 쓸 곳도 마땅찮은데 예산만 불려놓고 있다”며 “실제 쓰이지도 못할 이념성 예산은 줄이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예산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수출입은행 측은 “남북협력기금은 남북 관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예비 재원”이란 입장이다. 아울러 2020~2023년엔 연간 1조2000억원 안팎으로 예산이 편성된 바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집행률이 한 자릿수로 저조한기는 마찬가지였다. 2021년 2.5%, 2022년 6.1%, 2023년 1.9% 등이다.

직전 정부에선 집행률 저조 등을 이유로 관련 예산을 계속 줄였다. 2024년 8722억원이었던 예산은 지난해 7981억원으로 줄었다. 이마저도 작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4781억원으로 확 깎였다. 집행액이 165억원으로 미미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