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에 각각 투자해 똑같이 1000만원씩 벌었다면 내야 할 세금도 같을까. 정답은 ‘아니다’. 투자하는 시장과 상품에 따라 세금 계산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올해도 어느덧 4분기를 앞둔 만큼 추석 연휴를 맞아 계좌 수익률뿐 아니라 올해 투자로 내야 할 ‘세금계산서’를 미리 점검해볼 필요가 있단 조언이 나온다.
25일 법제처 생활법령정보에 따르면 국내 주식의 경우 일반적인 소액주주가 한국거래소에서 삼성전자 등 국내 상장주식을 사고팔아 얻은 양도차익에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다만 모든 국내 주식 투자자가 비과세 대상인 것은 아니다. 일정 기준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는 국내 상장주식을 장내에서 매도하더라도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해외주식은 계산법이 다르다. 미국 등 해외주식 투자로 발생한 연간 양도차익은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올해 엔비디아 주식을 팔아 1000만원의 이익을 확정했고 다른 해외주식에서는 아무런 손익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시 1000만원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이 과세 대상이 되고, 여기에 22%를 적용하면 세금은 165만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계좌에 찍힌 ‘평가이익’이 아니라 실제 주식을 팔아 확정된 ‘양도차익’이라는 점이다. 엔비디아 주가가 올라 계좌상 1000만원의 수익이 나고 있더라도 아직 주식을 팔지 않았다면 해당 평가이익만으로 양도소득세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주식 여러 종목을 거래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양도소득세를 계산할 때 한 종목에서 번 돈만 떼어 보는 것이 아니라 해당 연도에 발생한 과세 대상 주식의 양도손익을 통산하기 때문이다.
가령 올해 엔비디아를 팔아 1000만원을 벌었지만 테슬라를 팔아 5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가정해보자.
두 종목의 손익을 합하면 실제 양도차익은 500만원이다. 여기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빼면 과세표준은 250만원으로 줄어든다. 22%를 적용하면 세금은 55만원이다. 엔비디아에서 발생한 1000만원의 이익만 놓고 계산했을 때의 165만원보다 세 부담이 110만원 줄어드는 셈이다.
다만 테슬라 주가가 하락해 계좌에서 500만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있을 뿐 실제로 주식을 팔지 않았다면 해당 손실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곧바로 손익통산에 반영되지 않는다.
국세청에 따르면 주식 양도소득의 기본공제는 국내·국외주식을 합산해 연간 250만원이다. 과세 대상에 해당하는 국내 주식과 국외주식 간에도 일정 요건 아래 손익통산이 가능하다. 다만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아닌 일반 소액주주의 국내 상장주식 장내 매매 손실까지 해외주식 이익과 상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해외주식 투자자라면 연말을 앞두고 올해 확정된 전체 양도손익이 얼마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라면 세금 계산은 한층 복잡해진다. 얼핏 비슷해 보이는 ETF라도 어떤 자산에 투자하고 어디에 상장됐는지에 따라 과세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 주식형 ETF는 일반 개인투자자가 장내에서 매매해 얻은 차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반면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더라도 해외주식이나 채권,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ETF는 과세 방식이 다르다. 매매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다.
아예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를 직접 매수하는 경우에는 해외주식과 같은 양도소득세 체계가 적용된다. SPY나 QQQ 등 미국 상장 ETF를 매도해 얻은 이익 역시 다른 해외주식의 손익과 합산해 기본공제 250만원을 적용한 뒤 세금을 계산하는 식이다.
같은 미국 증시에 투자하더라도 국내에 상장된 미국 주식형 ETF를 샀느냐,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를 직접 샀느냐에 따라 세금 계산법이 달라질 수 있다.
주가가 올라 번 돈과 주식을 가지고 있다가 받은 배당금의 세금도 구분해야 한다.
일반적인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은 합계가 연간 2000만원 이하라면 통상 원천징수로 과세가 이뤄진다.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올해부터는 국내 고배당주 투자자들이 챙겨봐야 할 새로운 제도도 생겼다. 정부가 고배당기업 주식의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특례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일정 요건을 충족한 고배당기업에서 올해 지급받은 배당소득은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더라도 납세자가 신청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과세받을 수 있다. 해당 제도는 올해 지급받은 배당을 대상으로 내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부터 적용된다.
다만 모든 배당주가 대상인 것은 아니다. 기업이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 총배당금액 증가율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국세청은 고배당기업이 해당 여부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 해외주식에서 수익을 낸 투자자라면 예상 세금과 신고·납부 시기를 미리 파악해 연말 투자 전략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국외주식은 예정신고 의무가 없어 한 해 동안 발생한 양도소득을 다음 해 5월 확정신고 기간에 신고·납부하면 된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5월 지난해 국외주식 거래로 양도소득이 발생한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양도소득세 확정신고를 안내했다. 지난해 귀속 신고 안내 대상 가운데 국외주식 투자자는 18만2000명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해외주식에서 양도차익을 낸 투자자는 2027년 5월 신고·납부를 준비해야 한다.
아직 연말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여러 해외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면 지금까지 확정한 이익과 손실이 각각 얼마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손익을 합산한 뒤 연간 기본공제 250만원을 적용했을 때 실제 과세 대상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도 미리 계산해볼 수 있다.
특히 주식 투자의 최종 수익률은 계좌에 찍힌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같은 1000만원을 벌더라도 삼성전자에서 벌었는지 엔비디아에서 벌었는지, 주식을 팔아 얻은 양도차익인지 배당으로 받은 돈인지에 따라 세금을 제하고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