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제 구리 관세 결정을 앞두고 미국의 지난달 구리 유입량이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세 부과 전 구리 확보 수요와 뉴욕·런던 간 가격 차익이 맞물리며 수입이 급증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으로 유입된 구리는 20만톤을 넘어섰다. 이는 해상 운송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미국 내 구리 재고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와 런던금속거래소(LME)의 미국 소재 창고 재고는 합산 74만톤을 넘어섰다. LME 집계에 따르면 미국 항구의 민간 보관시설에도 11만860톤이 추가로 쌓여 있다.
COMEX 공식 재고는 올해 들어 40% 이상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민간 보관 물량까지 포함한 미국의 전체 구리 비축량이 100만톤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으로 구리가 몰린 배경에는 뉴욕과 런던 시장의 가격 차이가 있다. 지난달 COMEX 근월물과 LME 현물 간 가격 차이는 톤당 평균 350달러(약 50만원)를 넘어 해외 구리를 미국으로 운송하고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준을 유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결정이 지연된 점도 선제 수입을 부추겼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관세 조치 권고 시한이 지난 6월 30일 만료됐지만, 백악관은 아직 정제 구리 관세 부과 여부와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정제 구리 수입품에 2027년 1월부터 15%의 단계적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미국은 현재 구리 반제품과 파생제품에만 50%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관세 부과 가능성에 구리가 미국으로 몰리면서 다른 지역의 공급은 빠듯해지고 있다. 미국 외 LME 창고 재고는 올해 들어 급감했으며, LME 현물 가격은 3개월물보다 톤당 약 65달러(약 9만원) 높아 백워데이션(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높은 상태) 폭이 지난 1월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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