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호 한은 부총재보.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김종효 선임기자]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2.6%로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오름세가 꺾이면서 2.8%로 낮아졌다.

한국은행은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보다 다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에 있었던 일부 이동통신사의 대규모 통신요금 할인 기저효과에 크게 영향받아 7월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지난달 2.6% 상승했다. 6월(2.5%)보다 오름폭이 커졌고, 2023년 12월(2.8%) 이래 가장 높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은 2.5%였다.

근원물가를 밀어올린 것은 내구재와 개인서비스였다. 내구재의 물가 기여도는 6월 0.22%포인트에서 지난달 0.28%포인트로 높아졌다. 개인서비스는 3.5% 올랐고, 외식을 뺀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4.1%에 달했다.

이 부총재보는 "근원물가는 비용 충격 전이 등으로 내구재 가격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상승률이 소폭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비용 충격의 전이, 수요측 압력 확대 등으로 근원 품목들이 높은 상승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계심을 갖고 물가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2020=100)로 전년 같은 달보다 2.8% 높았다. 5월 3.1%, 6월 3.2%로 두 달 연속 3%대였던 상승률이 4월(2.6%) 이후 처음으로 3% 아래로 내려갔다. 전월과 비교하면 8개월 만의 하락이다.

중동 전쟁 이후 급등했던 석유류가 둔화를 이끌었다. 석유류 가격은 15.5% 올라 6월(24.7%)보다 오름폭이 9.2%포인트 줄었다. 전체 물가에 대한 기여도 역시 0.93%포인트에서 0.60%포인트로 내려갔다. 휘발유는 12.6%, 경유는 21.5%, 등유는 20.5% 각각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0.9% 상승에 그쳐 6월(3.2%)보다 오름폭을 크게 줄였다. 배추가 18.4%, 시금치가 21.3% 내리는 등 채소류가 4.2% 하락한 영향이 컸다. 구입 빈도가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2.5% 올랐고, 신선식품지수는 2.3% 떨어졌다.

이 부총재보는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비중이 높은 생활물가 상승률은 2.5%로 큰 폭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유가 대책의 효과를 강조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7차 석유 최고가격 인하가 7월 물가상승률을 약 0.3%포인트(p) 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다만 "중동전쟁 불확실성과 함께 작년 통신비 일시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 폭염 등 이상기후 영향, 식품가격 등 물가 상방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총재보도 "향후 소비자물가는 중동 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정부 물가안정 대책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회의에는 조사국장과 경제통계1국장, 공보관, 거시전망부장, 물가고용부장, 물가동향팀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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