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현수 기자] 한국의 ‘빅맥지수(Big Mac Index)’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원화 가치는 실제 구매력에 비해 크게 저평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달러 기조 장기화와 중동 전쟁 등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점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4일 글로벌 외환 및 물가 지표 집계 사이트인 빅맥인덱스앱(BigMacIndex.app)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데이터에 따르면 실시간 환율을 반영한 한국의 빅맥 가격은 3.82달러(약 5500원)로 집계됐다. 이는 기준국인 미국의 빅맥 가격(6.12달러)과 비교해 약 37.6%~38%가량 저렴한 수치다.

빅맥지수는 전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규격으로 판매되는 맥도날드 ’빅맥’ 가격을 기준으로 각국 통화의 구매력평가(PPP)를 가늠하는 지표다. 지수가 미국보다 낮을수록 해당 국가는 달러 대비 통화 가치가 낮게 평가(저평가)되어 있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빅맥지수(3.82달러)는 미국(6.12달러)은 물론 주요 선진국인 스위스(9.05달러), 노르웨이(8.01달러), 영국(7.13달러), 유로존 평균(7.01달러) 등에 비해서도 대폭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한·미 양국 모두 최근 수년간 외식 물가 상승으로 빅맥 현지 가격이 상승했으나, 고환율 장기화로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점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햄버거 원가는 올랐지만 원화 가치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달러로 환산한 한국 빅맥 가격이 미국보다 훨씬 싸 보이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원화 가치 하락을 이끈 주요 원인으로는 강달러 현상이 꼽힌다. 2022년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지난해 1월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달러 강세를 부채질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등 여파로 원화 약세가 겹치며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빅맥지수로 본 원화의 대외 가치 저평가는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국내 가계의 실질 구매력 위축과 수입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빅맥지수 플랫폼 빅맥인덱스(bigmacindex.app)는 "한국 빅맥지수는 임금과 임대료, 원재료 가격, 세제 구조를 반영한 결과"라며 "통상 낮은 빅맥지수는 낮은 인건비를 의미하며, 동시에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통화 가치가 상승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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