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주택 구입과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 증가로 5대 은행 가계대출이 3조원 가까이 급증한 탓이다. 올 하반기에는 은행권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지면서 실수요자 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정책성 대출 제외)은 650조263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643조8815억원에 비해 6조3821억원 늘어났다.
특히 7월 한 달 동안에만 2조6853억원이나 급증했다. 연초부터 7월까지 증가액의 4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대출 관리 강도를 높였으나 부동산 세제를 강화하기 이전에 주택을 매수하려는 '막차 수요'와 주식시장 조정에 따른 '빚투 수요'가 폭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가계부채가 불어나면서 5대 시중은행은 하반기가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이미 대출 증가 여력을 소진한 것을 넘어 한도를 초과하게 됐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4월 전 금융권이 1년간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을 1.5%로 제한하고 5대 시중은행에는 더 빠듯한 목표치를 부여했다. 5대 은행이 올 한 해 확대할 수 있는 가계대출 잔액은 KB국민은행 9092억원(0.59%), 신한은행 8500억원(0.70%), 하나은행 8805억원(0.70%), 우리은행 8266억원(0.71%), NH농협은행 8700억원(0.70%) 등이다. 이를 모두 합하면 총 4조3363억원(0.67%)이다. 하지만 7월까지 이미 한도를 2조원가량 초과해 가계대출이 집행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하반기에 주요 시중은행이 총량 규제를 맞추기 위해 가계대출 문턱을 더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실수요자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가 갈수록 불투명해지면서 선의의 피해자들이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